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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의 일상/예비군 집사

오묘집사의 전문연구요원 훈련소 후기 및 꿀팁 대방출

by 오묘집사 2020.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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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묘집사입니다.

 

 

네 저는 4월 16일 오후 2시에 입소해서,

5월 14일 오전 9시 30분에 훈련소에서 수료를 마치고 집으로 복귀하였습니다.

며칠 쉬는 동안 풀어헤쳐진 마음도 다잡고, 다시 열심히 달려보려고 합니다!!

 

자.. 그럼 훈련소 후기를 좀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1. 코로나

 

우선 요즘 코로나 때문에 다들 걱정이 많으실 거에요.

군대 완전 집단생활인데 가서 코로나 걸리면 단체로 싹 다 걸리는 거 아냐??

뭐 요즘 현역 군인들이 휴대폰을 쓸 수 있으니 안의 소식을 들으실 수도 있겠지만,

제가 입소할때에도, 그전에도, 제가 나오고 난 이후에도,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에 들어가면 열심히 조사를 합니다.

 

제가 들어갔을 때에는

감염 가능성 높은 지역 선별

 - 대구경북에서 올라온 사람, 해외 다녀온사람, 확진자 동선을 지나간 사람 등등 감염의 위험이 있는 사람들을     조사했습니다.

 

2차감염 예방을 위한 선별

 - 대구경북에서 온 사람을 만난사람, 해외 다녀온 사람을 만난 사람 등 위의 사람들을 입영날부터 2주 안으로       만난 사람도 같이 조사를 했어요.

 

그리고 신천지교도인 사람들도 조사를 했습니다. 신천지 교도는, 1차로 들어가자마자도 조사하고, 2차로 생활관 안에서도 비밀투표로 자신이 신천지이면 말을 해달라고도 물어봤었어요.

 

수료할때 분대장이랑 대화하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격리됐던 인원들 30명 중에 정말 신천지 교인이 3명이나 있었다고 해요. 2주동안만 봤지만, 소대장 훈련병이라 거의 모든 사람들과 짧게라도 대화를 했었는데 정말 이상한 점은 하나도 못느꼈었거든요... 소름돋도록 일반인들과 동화되어있더군요...

 

저는 부모님이 경주에서 사십니다.

입소하기 6일 전인 금요일에 경주에서 올라온 부모님과 성남에서 점심을 먹었다고 말했더니

솔밭에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서 한참을 대기했습니다.

 

이때 2차감염 예방차원에서 선별한 인원들도 체온을 재서 체온이 높으면 격리대상입니다.

 

이렇게 선별을 해서 감염의 가능성이 높은 인원들은 그 지역을 벗어난 날부터 2주까지 격리, 2차감염 예방을 위한 선별도 그 방문자와 만난 지 2주가 되는날 까지 따로 격리하여서 지냈습니다.

 

저는 체온은 정상으로 나와서, 예방적 관찰이라고 해서 훈련은 정상적으로 받는데, 생활관만 예방적 관찰인 사람들과 같이 쓰고, 나머지 사람들과 화장실 따로, 강의실에서도 따로앉고, 밥도 항상 제일 늦게 먹고 그랬었죠.

(사실 예방적 관찰은 크게 소용 없는 격리였어요. 거의 다른 훈련병들과 돌아다니면서 마주치고 하는게 충분히 가능했으니까요)

 

2주간 격리된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정말 할게 없다고 합니다. 하루 중에 한 5분정도 바깥에서 산책만 가능하고, 나머지는 계속 침상에 앉아있어야해요. 이게 격리시설마다 다른데, 그쪽에 있는 분대장이 이상하면 일과시간중에 눕는 것도 불가능, 가만히 앉아서 멍때리고 있었어야 했다고 합니다.

이런걸 대비해서 미리 책을 많이 가져가거나, 운동 계획을 짜서 운동을 맨날 꾸준히 한다던가 이런 정도의 활동밖에 못할것 같아요. 전화는 매일매일 시켜줬고, 대신 인터넷 편지를 2주동안 못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밥도 침상에 앉아서 먹어야해서, 2주간 격리되었다가 풀린사람들이 밥을 식당에서 의자에 앉아서 먹을수있는게 제일 행복하다고 했던 사람들도 있을 정도에요.

 

그리고 매일매일 마스크를 쓰고 아침에 일어나서 잘때까지 밥먹을때, 달리기할때 빼고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닥달을 해서 불편함이 많습니다.

사회에 있을때에도 집에서는 마스크를 거의 안쓰고, 회사에서도 너무 불편하면 좀 벗고있기도 할 수 있는데,

여기서는 항상 쓰게 합니다. 물론 생활관에 있을 때 벗어놓고 있어도 되긴 되지만, 분대장들이 돌아다니면서 쓰라고 말할때도 있어요. 정말 답답합니다. 그리고 사실 내 안전을 위해서는 쓰고있는게 맞겠죠?

다들 조심합시다!!

 

그래도 나올 때 쯤에 끝날거란 희망이 있었는데 그놈의 클럽...

아마 이 이후로도 코로나 백신이 나와서 종식될 때까지는 계속 문진을 할거에요.

지금은 이태원에 있는 클럽에 방문을 했었는지

확진자 동선이랑 겹친적이 있는지 뭐 이런 질문을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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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훈련

 

신체 건강한 남성이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평균나이가 20대후반이라 그렇게 빡세게 시키지 않습니다.

물론, 아픈곳이 있는 분이라면 다 말하고 빠지세요.

군대에서 다치는 것 만큼 멍청한 짓도 없습니다.

한 연대에 군의관이 한 3명정도? 그럼 거의 2천 후반~ 3천명에 달하는 인원을

담당하는게 3명뿐이라는 소리입니다.

 

진료 받는데도 오래걸리고, 제대로 진료도 안됩니다.

외래진료라고 하는것도 다 지구병원이나, 국군대전병원인데 검사일정도 제대로 못잡는 경우도 있고...

건강하게 수료하는게 이기는 겁니다.

 

훈련중에 제일 힘든건 각개전투기초에서 땅바닥 기어다니는 거였던 것 같아요.

무릎보호대를 안챙겨서 피봤습니다. 무릎에 시퍼렇게 멍이 다들었더라구요.

 

그리고 원래 훈련장까지 왔다갔다하는데 한시간반씩 걸리고 그러는데

코로나때문에 10~20분정도 거리의 훈련장만 가기 때문에 별로 힘들지도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매트리스 모포 정리하고 세면세족 및 양치가글 실시한 다음에 점호를 합니다.

(비오면 안해요 ㅋㅋ 아침마다 비오기를 바라게 됩니다.)

운동장에서 인원보고하고 애국가부르고 육군가 or 육군훈련소가 부르고 복무신조, 병영생활 행동강령 제창하고,

국군도수체조하고, 뜀걸음(달리기 약 1.5km 정도) 하면 아침일정이 끝입니다. 이 뒤에 밥을 먹고,

훈련에 따라 실내에서 하면 활동복으로 가고 밖에서 하면 전투복으로 훈련을 가죠.

보통 저녁을 먹고나서는 자유시간이 좀 주어집니다.

 

3. 자치근무자

 

입소하고나서 처음 한 3일정도를 동화기라고 해서 군대에 동화되는 시간이라고 부르더군요.

이 기간이 끝나고나면 분대장들이 자치근무자를 뽑습니다.

저는 소대장 훈련병을 했었습니다.

왜냐? 우리 소대는 10명뿐이었거든요.

원래 그때 문진에서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모두 모아 40명이 소대인원이었는데,

30명이 격리되어있어서 2주동안 10명인 채로 보냈습니다.

 

분대장훈련병과 비슷한 수준의 일의 강도로 전화는 좀 더 받았죠.

물론 2주뒤엔 헬이었지만요.

 

자치근무자가 되면 남들보다 전화를 많이 시켜줍니다.

1주일에 한 20~30분정도씩 더 시켜줘요.

그안에서 전화가 되면 정말 행복합니다.

 

저는 하는걸 추천드립니다. 생각보다 엄청 할일이 많은 것도 아니고,

점호때 보고하는거나 어디 다닐때 인솔하는 것 때문에 목은 좀 아프지만,

전화를 많이줘서 그 단점들이 커버가 됩니다.

 

4. 전화

 

들어가면서 무슨 한달인데 전화를 하냐 하면서 폰번호 안적어가시는 분들!

 

후회합니다. 그런 친구 있었는데 바로 후회하면서 집에다가 전화해서

sns같은데로 친구들 번호 좀 알아내서 알려달라고 하더군요 ㅋㅋㅋ

 

그리고 카드전화라고 '아미고''카드전화' 라고해서 신용카드를 넣고 선불로 전화를 할 수도 있어요.

이건 미리 알아보고 가입을 하셔서 가면 편하실 거에요.

거기 안에서는 전화 시간이 아까워서 그런거 가입하고 있을 수가 없거든요.

콜렉트콜로하면 아예 차단이 되어있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군대 가시기 전에 전화할 친구분이나 부모님에게 폰에 혹시 콜렉트콜 수신차단 되어있으면 풀어놔달라고 말하시고...

실제로 제가 있던 생활관에 한명은 나가기 한 1주일전까지 통화 한통도 못한 사람도 있어요.

5. 편지

 

'에이 무슨 4주인데 편지를 써달라하냐 자존심상하게'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있나요?

다 후회합니다. 남들은 애인이나 친구가 매일매일 써주는데 나한테는 안온다?

아 난 어떻게 살았나 후회가 밀려오고 SNS에 훈련소간다고 올리고 올걸, 애들한테 편지좀써달라고 할걸 등등

엄청난 후회를 하실 겁니다.

 

거기 안에서 밖이랑 소통하는 방법은 전화와 편지뿐이기에, 편지한장한장은 정말 소중합니다.

 

밖에 있는 사람이 편지를 써줄 때, '더 캠프' 라는 어플을 이용하면

편지 한개당 사진을 한장 첨부할 수 있어요.

용량에 제한이 있고, 보는 사람은 흑백으로 보지만 정말 보면서 힐링이 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고양이를 키우다보니 보면서 행복하게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었어요.

(보통 인터넷 편지(속칭 인편)를 훈련 다끝나고 저녁먹고나서 여유시간에 줍니다.)

 

그리고 손편지도 많이 쓰게 됩니다.

전화를 맨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전화로 나의 일상이나 겪었던 일들을 말하기엔 전화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근데 정규봉투에 안넣으면 한~~~참 걸리니(제가 우편번호 쓰는 빈칸 같은 게 없는 일반 봉투로 보내봤습니다.. 1주일 걸려요) 군대에서 편지봉투는 줍니다. 편지지도 달라하면 주니까 우표는 꼭 사가세요.

 

sns로 편지를 부탁할 때 편지에 폰번호 또는 주소를 적어달라하면 전화나 편지로 답장이 가능하니 참고하세요.

 

6. 개인시간

 

생각보다 개인시간이 엄청나게 많진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점호하면 아침먹고, 그 뒤로는 훈련준비를 합니다. 훈련하고 점심먹고 오후훈련까지 끝나면

시간이 한 1시간 정도 빌때도 있고, 바로 씻고 저녁먹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저녁을 먹은 뒤(대략 7시이후) 또 한시간 반 정도의 여유시간이 있습니다.

 

주말에는 그래도 쭉 개인시간이니 안심하세요. 공휴일도 쭉 개인시간입니다.

아침점호, 저녁점호 말고는 개인시간이에요.

근데 운동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셔야할게,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오후에 막 2시나 3시여도 목욕탕을 여러 중대에서 쓰기때문에 언제 목욕하라 할 지 모릅니다. 물론 몰래 세면장에서 씻기도 하는데, 걸리면 혼나니까...

운동하고 땀좀 냈는데 목욕 못하고 자면 찝찝하잖아요 ㅎㅎ

운동은 오후에 시간날때 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7. 휴대폰

 

휴대폰 갖고 들어가면 그날 생활관 도착할때까지는 몰래몰래 쓸 수 있어요.

저는 입소날 아예 여자친구에게 폰을 맡기고 왔는데, 알고보니 그날 거의 오후 6시정도까지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바로 뺏기는거 아니고 생활관 도착해서 내라할 때 내는거니까 참고하세요. 들고가는게 짱인 것 같습니다.

 

8. 금지품목들

 

제가 저번에 훈련소 필수품들이랑 금지품목들 정리를 했었는데,

가방검사를 하는게 아니라 그냥 자발적으로 내라고 했었어요.

유리제품 이런거 전문연은 따로 안뺐더라구요.

그런건 가져가셔도 상관없고, 담배도 마찬가지로 자발적으로 내라고 합니다.

담배같은건 잘못 걸리면 퇴소당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시구,

금단현상 심하면 니코틴패치도 주니까 너무 상심하진 마세요 흡연자분들.

 

그리고 이번에 가보니 사람들이 하도 비데물티슈를 써서 정화조가 막힌다고 물티슈를 전부 뺐더라구요.

근데 이게 막상 가보면 관물대가 더럽고, 청소하거나 할 때 물티슈 있으면 좋아요.

몇개만 내고 한 2개정도 숨겨놨다가 쓰세요. 화장실에 안버리고 휴지통에 버리면 되니까요.

그리고 상비약같은것도 다 내라고 하는데, 그냥 숨기시고 안냈다가 쓰세요.

특히 뭐 용각산 같은 목아픈데 도움되는거라던지, 각종 파스들이 좋은 것 같습니다.

필수품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이상 전문연 다녀온 생생한 후기였습니다.

사회에 나오면 1분만에 패치가 적용된다더니,

벌써 까마득하게 먼 옛날같군요...

많이 잊어먹고 안쓴 것 같은데, 혹시 궁금한 거 있으시면 물어보시면 답변해드리겠습니다!

 

 

자치근무자하고 훈련안빼고 열심히했더니 메달도 주네요 ㅋㅋㅋ

전문연한테 아무런 의미도 없지만, 받고나면 뿌듯하긴 합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구독과 공감, 댓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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